아이슬란드 섬머 판타지 - Dettifoss데티포스, Way to Akureyri아쿠레이리 가는 길 by 루얼


 느즈막히 일어나 10시 반 쯤 체크아웃을 했다. 버스 정류장을 향해 도로를 걸어가는데 우리에게 인사하며 지나치는 두 자전거가 있었으니, 호픈에서 같은 캐빈에 묵었던 스페인 남자들이었다. 우리가 버스를 타고 뮈바튼에 올 때 그들은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 왔는가 보다. 인포 센터에서 Mývatn뮈바튼-Dettifoss데티포스 왕복표를 샀다. 폭포를 보고 다시 뮈바튼에서 Akureyri아쿠레이리 행 버스를 타는 게 이날의 계획이었다.
 버스는 중간에 Krafla크라플라 라는 곳에서 5분 정도 정차를 한다. 이곳에서 분화구 Viti비티를 볼 수 있다. 너무 넓어 한바퀴 돌려 해도 5분 가지고는 절대 불가능한 이 칼데라 호를 지나고, 수증기를 연신 토해대는 땅을 지나면 데티포스에 도착한다. 뮈바튼으로 돌아갈 때 같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가방은 버스 안에 두고 내렸다. 버스 스탑에서 폭포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지난 겨울 여행 때, 통제된 도로로 볼 수 없었던 데티포스를 드디어 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려 미치는 줄 알았다. 나 뿐만 아니라 폭포를 보러 온 다른 여행자들의 발걸음도 굉장히 들떠 보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이정표를 따라간 끝에, 내 눈 앞에 유럽 최대의 폭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와-' 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 그런 풍경이었다.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게 꼭 댐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떤 댐도 그런 감동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너비는 또 어찌나 넓은지 건너편 사람들이 개미보다 작게 보였다. 멀리서도 사진 찍고, 가까이 다가가서도 사진 찍고, 동생과 둘이서도 사진을 찍었다. 내가 드디어 데티포스를 봤다!
 데티포스에 30분 정도 있다가, 거의 바로 옆에 있는 또다른 폭포 Selfoss셀포스를 보러 갔다. 크기는 데티포스보다 작지만, 풍경의 아름다움은 데티포스보다 오히려 더 나은 폭포이다. 버스가 마냥 오래 정차해있진 않기 때문에, 가까이는 못 가보았다. 태양이 우리 바로 앞에 있어서 폭포는 더욱 눈부셨다. 
 버스는 1시 반에 다시 뮈바튼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크라플라에서 또 5분간 정차를 하고, 뮈바튼 인포 센터로 돌아왔다. 아쿠레이리 행 버스 출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인포 센터 안의 전시물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3시 15분, 아쿠레이리 행 버스를 탔다.
 뮈바튼에서 아쿠레이리를 가는 길에는 Goðafoss고다포스를 지난다. 그러나 버스는 폭포 바로 옆이 아니라 폭포에서 조금 떨어진 한 호텔 겸 휴게소에서 정차를 했다. 먼 발치에서나마 폭포가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 분주히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겨울 여행 때 본 고다포스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여름에도 또 보게 되길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한 게 참 아쉬웠다. 폭포에서 흘러나온 물은 강이 되어 다리 밑을 지나간다. 옥색의 물빛이 오묘하고 예뻐서, 도대체 이 나라에는 무엇이 있길래 이토록 아름다운 물 색깔을 만들어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버스 정류장이라 생각하는, 아쿠레이리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게스트하우스로 걸어갔다. 아이슬란드 제 2의 도시이자 물의 도시인 아쿠레이리에는 그날도 밝은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덧글

  • Anima 2012/04/11 21:56 # 답글

    이건 뭐..
    달리 할말없이 아름답네요.
    세상에 있을것 같지 않은 색과 자연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되니 신기합니다 ㅎㅎ
  • 루얼 2012/04/12 01:40 #

    여행기 올릴 때마다 스스로 테러당하고 있어요... 아, 여행가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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