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섬머 판타지 - Mývatn 뮈바튼 by 루얼


 Höfn호픈 캠핑장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여전히 좋았다! 캠핑장 캐빈에서의 밤은 사실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첫째는 스페인 남자 두 명의 코고는 소리가 우렁찼기 때문이고 둘째는 캐빈 안의 라디에이터가 꺼져있어 자는 내내 추위에 떨었기 때문이다. 세수를 하고 빵과 샐러드 드레싱으로 아침을 때운 우리는 8시 반에 출발하는 Egilsstaðir에길스타디르 행 버스를 탔다. 12시에 에길스타디르에 내려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다시 1시에 출발하는 Reykjahlið레이캬흘리드 행 버스를 탔다. 오후 3시에 버스는 레이캬흘리드에 도착했다. 레이캬흘리드는 Mývatn뮈바튼 호수 옆에 위치한 마을 이름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여행 시작할 때 만난 T씨 일행과 또 마주쳤다. 이미 뮈바튼에서 하루를 머물렀고 이제 Akureyri아쿠레이리로 간다고 했다. 다시 만난 인연이 반가워 같이 사진도 찍고, 다시 헤어졌다. 우리는 Hlið흘리드 라는 숙소에서 머물기로 되어 있었다. 흘리드는 버스 정류장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진, 캠핑장 겸 게스트하우스였다. 호픈 캠핑장 같은 시설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샤워장과 주방 모두 안에 있었고 시설도 깔끔한 편이었다. 다만 가이드북에 전망이 좋다고 되어 있었으나 우리가 머무는 숙소 건물은 해당사항이 없는 듯 했다. 아마 좀더 높은 곳에 위치한 가족 단위 용 캐빈에만 해당되는 듯 하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얻어온 지도를 가지고 하이킹을 나섰다. 사실 뮈바튼은 호수의 경치도 좋지만 호수 근방에 Hverir흐베리르(지열지대)나 Jarðböðin야르드보딘(자연 온천) 등 여러 볼거리가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차가 없어서 다녀올 수 없었다. 가난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이킹 뿐이었다. 호수 옆으로 나 있는 길을 걸으며 나름 분위기 잡고 사진도 찍어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넓은 호수와 낮은 잡목이 만드는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호수는 너무 커서 사진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레이캬흘리드에서 남쪽으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Vogar Cafe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우유 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카페 안에서는 통유리 너머로 젖소에게서 우유를 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Hverabrauð흐베라브뢰드, 이른바 Geysir Bread 를 살 수 있다. 땅 속의 오븐에서 지열로 굽는 빵이라고 한다. 
 카페에서 빵 한 덩이를 사 들고 길을 꺾어 들어가 다시 하이킹을 시작했다. 좁은 길에서 마주치는 여행객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덤불 사이를 살방살방 걷다가 이번엔 낯익은 얼굴을 만났다. 계속 버스에서 마주치던 아시아인 남자였다. 그는 대만에서 왔고, 일을 하다가 잠시 쉬고 혼자 유럽을 여행 중이며, 그 마지막 여행지가 아이슬란드라고 했다. 그도 전날 호픈에서 머물렀는데 숙소를 찾지 못해 버스 정류장에서 노숙을 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러나 빼놓으면 섭섭한 그런 대화였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저번에 파스타 소스 실패 이후로 나는 아예 페스토를 샀다. 파스타만 삶으면 바로 위에 페스토를 뿌려 먹을 수 있으니 여행지에서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중 하나였다. 동생도 페스토를 꽤 마음에 들어한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여름은 해가 굉장히 늦게 떨어진다. 저녁을 먹고 9시 반 쯤 숙소 뒤편 언덕으로 올라가 노을 구경을 했다. 경비행기가 노을을 등지며 착륙하는 걸 보았다. 저 멀리 분화구에는 저녁달이 걸렸다. 




덧글

  • 레비 2012/04/07 10:27 # 답글

    우왓 오늘의 추천글 축하드려요 +_+ ! ㅋㅋㅋ
  • 루얼 2012/04/07 13:09 #

    우와우 감사합니다 +_+
    글구 이글루스 운영자님들께도 굽신굽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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