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nt to be alone by 루얼


 페이스북에서 한 친구가 공유한 기사를 읽었다.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가디언지의 기사였다. 기사 제목이 "I want to be alone: the rise and rise of solo living" 이었다. 참으로 공감가는 기사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까 말이다. 내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혼자 살고 싶다' 니까. 

 지난 날을 돌아보면 내가 가장 편하고 즐겁게 살았을 떄는 교환학생 시절이었다. 한국이 아닌 전혀 동떨어진 곳에서 산다는 해방감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재밌게 놀 수 있는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큰 이유는 '완전한 나만의 공간' 이 확보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내가 머물던 집엔 5명이 더 있었고 주방과 거실은 공유했지만, 일단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내 방과 욕실' 이 있었다. (아, 가끔 그런 거 무시하고 방문 열어제끼는 친구-_-가 있었으나 논외로 하자) 그 방에서만큼은 나는 방해받지 않는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이든, 어떤 동거인과 함께 살 때는 내 방이라는 게 그리 강한 결계가 되지 않는다. 부모님은 언제든 내 방에 들어올 권리를 갖고 있었다. 사촌 언니는 나에게 참 잘해주었고 우리는 사이가 좋았으나 같은 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건 불편했다. 사실 동생과 같이 살고 있는 지금도 우리는 서로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동생의 물건이 내 방에 있기 때문에 가끔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리고 요즘 매주 엄마가 서울로 올라온다. 주말마다 엄마와 하루종일 집 안에 있어야 하고 같은 방에서 자야 한다는 게 솔직히 나는 내키지 않는다.

 내가 혼자 살고 싶다고 말하면, 누군가는 그래도 같이 사는 사람이 있어야 덜 외롭다고 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에 나온 "One reason that more people live alone than ever before is that they can afford to.", 이 문구가 와닿는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혼자 사는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이전에는 잘 못 느꼈는데, 최근 나는 내 영역에 대한 경계가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딱히 나에게 참견하는 일이 없어도 내 공간 안에 누군가 있는게 불편하고 싫은 것이다. 밖에서 나는 활발하고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내 영역에서만큼은 타인과 완전히 분리되고 싶어한다.  내가 스스로 채워넣고 정리하고 다른 누구도 간섭하거나 어지럽히지 않는 나만의 방, 나만의 화장실, 나만의 주방과 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가족이랑 같이 사는 것도 싫다고 하는 내가 굉장히 이기적이고 매정해 보이기도 한다. 이래가지고 나중에 결혼이나 하겠나 싶다.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도 매일매일 같은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면, 지금같은 마음으로는 솔직히 좀 징글맞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내 작은 집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소망은 참 멀게만 느껴진다.




덧글

  • Anima 2012/04/02 22:34 # 답글

    저도 저만의 공간. 저만의 시간을 갖고싶어 하는편이에요
    그런데 어느때는 I wanna be alone ~ 하다가도
    I wanna be with her I love 이기도하고.. 그러네요 ㅎㅎ
  • 루얼 2012/04/03 01:53 #

    저는 하루 이틀 정도는 같이 있을 수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매일같이 보면 힘들 것 같아요...
    근데 또 모르죠. 생기면 맘이 바뀔지? ㅎㅎㅎ
  • Anima 2012/04/03 22:34 #

    생기면 맘이 바뀔지.. 가 답이네요 ㅎㅎ
    이런부분에서 마음이 통하고 합의가 되는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겠네요 ㅎ
  • cream 2012/04/03 02:48 # 답글

    진짜 개인공간은 필요해요.. 편하게 쉬든, 뭔가를 하든 남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건 숨막혀요 정말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할 때 룸메이트가 집에 내려가는 날이 제일 행복했었어요 ㅎㅎ
  • 루얼 2012/04/03 19:20 #

    ㅋㅋㅋ 공감해요! 전 그나마 다행인게 모르는 사람이랑 생활공간을 공유한 적이 없어서...
    기숙사 생활 했으면 뭐, 나름 적응은 했겠지만 스트레스 엄청 받았을거에요 ㅠㅠ
  • 레비 2012/04/04 20:44 # 답글

    전 과거엔 이런 성향이 강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커가면서 주위에 사람없이는 제가 혼자 살수있는 사람이 아니더라구요..ㅠ_-ㅋㅋ
    외로움을 많이 타는건지, 아니면 그냥 사람들이랑 있는게 좋은건지. 전 혼자서는 절대 못살 타입인것같아요 ..ㅋㅋ
    나만의 방이라는건 결혼하고나서도 중요한 요소이긴한데 그럴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네요 ^_ㅠ 씬난다.
  • 루얼 2012/04/05 00:31 #

    그렇죠... 부부가 각자 자신의 방을 가지려면 최소 방 3개짜리 집이 필요한데...
    거기다가 자녀방까지 생각하면 ^_ㅜ

    저는 독거노인이 되어야겠어요. 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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