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섬머 판타지 - Kirkjubæjarklaustur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 (1) by 루얼

Kirkjubæjarklaustur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

 이름도 참 길고 긴 Kirkjubæjarklaustur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 에 도착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마을을 감싸는 높은 바위 절벽과 그것을 뒤덮고 있는 초록색의 향연이었다.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덮어버릴 것 같은 초록의 물결은 하늘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Skftafell스카프타펠 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차선으로 선택한 곳이었지만 첫인상은 매우 강렬했고 기대 이상이었다.
 클뢰스투르(이름이 너무 길어 대부분 이렇게 부르는 듯)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가 머무를 숙소는 거의 정반대에 있었다. 지도를 보니 동네 큰 길을 따라 안으로 끝까지 들어가야 게스트하우스가 나온다. 가는 길 중간에 인포 센터가 있어 들렀다. 홈페이지에 나온 체크인 시각까지 2시간 정도 남았었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게 뭔지 물어봐야 했기 때문이다. 일단 빙하 투어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별 소득은 없었다. 내가 원하는 빙하 하이킹은 하기 힘들고, 지프차를 타고 빙하 지역을 가는 투어도 따로 픽업을 요청해야 했다. 클뢰스투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투어는 Laki라키 분화구 투어이다. 라키는 1700년대에 대규모 분출을 일으켰고 이게 유럽의 기상이변에 영향을 주었다고 위키피디아에 나온다. 대규모로 분출한 만큼 주변 경관이 상당히 특이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너무너무 비싸고! 화산 지형은 관심 밖이라서 패스. 그 지역의 하이킹 지도를 달라고 했는데, 지도는 없다고 했고 대신 A4 용지에 복사한 것과 그 하이킹 루트에 관련된 이야기가 적힌 팜플렛을 주었다. 
목사가 있던 교회터

 인포 센터 안에는 클뢰스투르와 관련된 것을 볼 수 있는 시청각 자료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화산 폭발과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목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예전에 화산 폭발이 일어나서 8개월 동안 용암이 분출한 적이 있었다. 용암은 순식간에 번져나가 사람들이 사는 곳을 덮쳤는데 목사의 기도 덕분에 용암은 이 마을 바로 앞에서 멈췄다고 한다. 
클뢰스투르 게스트하우스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3시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게스트 하우스로 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걸어 도착한 게스트하우스는 Systrafoss시스트라포스 아래에 위치한 널찍한 숙소였다. 아직 4시는 아니었으나 체크인을 할 수는 있었는데, 예약이 1명만 되어 있었다. 맘씨가 참 좋아보이던 주인 아저씨는 '걱정하지 마라. 다행히 빈 침대가 있다. 대신 다음날은 방을 옮겨야 한다' 고 말씀하셨다. 맘씨가 참 좋아보이던 주인 아저씨는 실제로도 참 친절하셨다. 항상 웃는 얼굴로 말씀하시고, 주변에 가볼만한 데가 어디어디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리셉션에 단 하나 남아있던 지도도 흔쾌히 주셨다. 숙소 주변 경관도 좋고, 내부는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시스트라바튼에서 본 마을 전경

 우리는 짐을 풀고 시스트라포스를 따라 올라가는 하이킹 코스를 걸었다. 폭포를 올라가는 길은 그렇게 험하지 않았다. 시스트라포스 꼭대기에 올라가면 Systravatn시스트라바튼 호수가 있다. 꽤 높은 곳이어서 동네 경치를 감상도 하고, 호수가에서 잠시 쉬다가 능선을 따라 나 있는 길을 쭉 따라 걸었다. 힘들지 않게 설렁설렁 걸을 수 있는 편한 하이킹 코스였다. 
숙소 창문에서 보이는 경치

 하이킹 코스 끝자락은 우리가 내렸던 주유소 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진다. 그곳 매점에서 친구들에게 보낼 엽서를 사고, 오는 길에 수퍼마켓에 들러 저녁거리를 샀다. 가루로 된 파스타 소스로 파스타를 해 먹으려고 했는데 전기쿡탑의 화력이 약해서인지 파스타는 잘 삶아지지 않았고 소스는 양 조절에 실패해서 너무 묽고 밍밍했다. 진짜 맛이 너무 없어서 동생은 아예 샐러드 소스를 뿌려 먹었다. 바나나가 있어 그나마 입가심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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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rkjubaejarklaustur 2:45 | Chantler 411 2012-03-07 04:4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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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비 2012/03/01 04:07 # 답글

    아.. 제목의 저 엄청난 지명을 한국어로나마 부드럽게 읽는데에 여덟번의 시도가 필요했네요..ㅋㅋ 어렵군요..ㅎㅎ

    아이슬란드에 다녀오셨나봐요. 주위에서 참 듣기조차 흔치않은 나라인데.. 아이슬란드가 아일랜드와 같은 국가로 알고있는 친구들도 많으니까요..; 사진에 진녹색이 많아서 그런지 굉장히 시원시원해보이네요. 저런곳을 하이킹한다면 좋을것같아요 :)
  • 루얼 2012/03/02 00:14 #

    아이슬란드 갔다 그러면 '아 영국에 붙어있는 거?' 라는 소리 듣기 마련이죠. 하핫

    작년 8월에 여행한 건데- 아이슬란드 여름은 정말 예뻐요.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에요ㅋ
    당연한 얘기 같지만 겨울과 여름의 색이 확연하게 다른 곳이 아이슬란드라고 생각합니다.
  • Anima 2012/03/02 14:30 # 답글

    한국에서도 겨울을 지내니 초록색을 보지 못하다 이렇게 보게되니까
    우와~ 하는 탄성을 조용하게 내뱉게 되네요.
    뭔가 다른느낌의 초록인거 같아요 ㅎㅎ
  • 루얼 2012/03/02 18:17 #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나무와 숲'의 초록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낮은 풀과 이끼가 만들어내는 초록색이다보니, 멀리서 보면 부드러운 초록 벨벳 천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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