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게 by 루얼

 2010년 12월에 너와 처음 만났고, 2011년 12월에 떠나게 되었구나. 교환학생이라는 꿀 빠는(?) 신분으로 함께 살아간 지난 세월은 돌이켜보면 볼수록 행복하고 재밌었어. 

 먼저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그 모습에 매력을 느꼈지. 너의 모습은 아주 거대했지만 결코 나를 압박하지 않았어.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존재가 되었다는 기분에 오히려 편안함마저 느껴졌지. 누구도 나를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시야를 가리지 않는 탁 트인 광경은 마음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어. 눈부시게 새하얀 눈으로, 나무 한 그루 없이 초록 이끼만으로 덮힌  산과 평지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그러고만 있어도 좋은 게 네 모습이었어.

 네가 만들어 준 모든 인연들, 크고 작은 사건들, 그 모든 것을 나는 잊지 못할 거야. 너는 나에게 있어서 잠시 머무르다 가는 '여행지' 가 아니야. 나의 삶이 녹아있는 또 다른 집이었어. 여름에 다른 곳을 여행하고 돌아와 버스 창 밖으로 너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어떤 이상한 '안도감' 을 느낄 수 있었지. 그만큼 나는 너에게 익숙해져 있어. 지금도 내가 너를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 마치 지난 여름처럼, 잠깐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야 할 것처럼 느껴져.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이젠 정말 안녕을 말해야 해.

 돌아가면 당분간은 네가 너무 그리워서, 슬플 거야. 너의 모습을 볼 수 없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없으니까. 물론 한국에도 보고 싶은 사람은 많아. 그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면 정말 기쁘겠지. 하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너를 볼 수 없다는 슬픔도 클 것 같아. 언젠가,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을 거란 강한 확신이 들지만- 그게 언제인지 장담할 수 없어서 또 슬프고. 아마 계속 사진을 보며 너를 그리워하겠지. 그 감정이 벌써부터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져. 그래도 약속할게. 다시 너를 찾아 오겠다고. 사람들이 그 추운 곳에 뭐하러 또 가냐고 말해도, 나는 말이지, 그 '추운 곳'이 정말 좋았거든.




덧글

  • Anima 2011/12/08 09:42 # 답글

    1년을 마치 10년동안 있던것처럼 보내셨군요 ㅎ
    어서오세요 ^^
  • 루얼 2012/01/11 03:21 #

    여행 중에도 자꾸 그곳이 생각나서 힘들더군요-_ㅠ ㅎㅎㅎ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
  • 미냐 2012/01/13 10:03 # 답글

    잠시라도 머문곳에는 정이 드는것 같아요. 참 신기한 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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