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 110330 첫째날 by 루얼

 A, J 오빠와 함께 3일간의 "Intensive" 한 아이슬란드 일주 여행을 시작하는 날은 아침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우 쉣!"을 상콤하게 외쳐주고, 늦잠을 잔 A가 준비하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Borgarnes보르가르네스 에 거주허가 연장 신청을 하고 돌아왔다. 날씨는 별로였지만 도로 상태는 일단 괜찮은 것 같았다. 그래도 무려 아이슬란드의 '1번' 도로를 따라 가는 건데 괜찮겠지. 아침을 챙겨먹고 10시 반 쯤 출발했다. 이때 하늘에서는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이 내리고 있었다.


산을 넘어가는 도로의 풍경은 대부분 이렇다

 도로가 좀 괜찮다 싶더니, 산을 넘어가는 구간에는 도로 위의 눈조차 그대로 남아있었다. 낮게 깔린 구름에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40km의 속도로 달렸기 때문에 사고는 나지 않았다. 사실 이때 차 안에서 잠깐 졸았기 때문에 길이 얼마나 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J오빠와 A의 말을 빌리자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잘 수 가 있는 건지" 정도 였다고 하니까 매우 험한 길이었다고 생각된다. 우리의 1차 목적지인 아쿠레이리Akureyri 까지 가는 길은 정말 멀고도 힘들었다. Bifröst비프로스트 에서도 300km 정도를 달려야 했으니까. 중간중간 경치가 좋은 곳이나 마을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고개를 넘고 나서는 하늘이 잠잠해져서 멋진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아이슬란드에서는 때론 그 목적지보다 목적지로 가는 길이 더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 

아쿠레이리에 가기 전 잠깐 들른 Blönduós블론두오스 마을

  옥스나달루르Öxnadalur 계곡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꺼내니 카메라 배터리가 다 나가버렸다. 전날 충전하는 것을 깜박했더니 이런 불상사가...! 여행 전에는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꼭 체크해야 한다.

신의 폭포, 고다포스!

 오후 4시에 아쿠레이리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 제 2의 도시이지만 인구는 2만명 정도인, 도시라고 하기엔 내 눈에 조금 부족해보이는 예쁜 곳이다. 우리는 아쿠레이리에서 멈추지 않고 바로 40분 정도 떨어진 고다포스Goðafoss 로 향했다. 고다포스는 아이슬란드어로 '신의 폭포' 라는 뜻이다. 실제 폭포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폭포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나, 폭포에서 떨어져 흐르는 강물의 빛깔도 모두 아름다웠다. 절벽에 걸터앉아 떨어지는 물과 발 밑에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이때 간간한 구름 사이로 해가 떠 있었는데, 바위 틈을 흘러가는 물이 햇살을 받아 열심히 반짝이고 있었다. 빛이 너무 아름답다 보니 휴대폰으로도 예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쿠레이리

 다시 아쿠레이리로 돌아와 수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사고, 호스텔을 찾았다. 아직은 겨울 시즌이라 오전에만 리셉션을 열고 있어서 전화로 사람을 불러야 했다. 호스텔 리셉션엔 당연히 젊은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을 깨고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오셨다. HI 호스텔연맹 소속이었으나 우리는 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1인당 3000 크로나였다. 시트는 원래 1200 크로나이지만 800 크로나로 깎아주셨다! 4인실이었는데 베개랑 덮는 이불은 방 안에 따로 있고, 시트는 베게와 매트리스, 이불을 덮는 커버이다. 호스텔 안의 시설은 매우 훌륭했다. 레이캬비크Reykjavík 도 그렇고, 아이슬란드의 호스텔은 정말 깔끔한 것 같다. 방에 책상이랑 TV도 있엇다. 

아쿠레이리 키르캬에서 내려다 본 아쿠레이리 시내

 호스텔 위치는 다운타운이랑은 조금 떨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일단 모든 아이슬란드 마을의 랜드마크인 교회, 아쿠레이리 키르캬Akureyri Kirkja 를 갔다. 레이캬비크에 있는 할그림스키르캬Hallgrimskirkja 와 설계자가 같다고 한다. 규모는 할그림스키르캬보다 훨씬 작았다. 레이캬비크처럼 아쿠레이리에서도 어디서나 교회가 보인다. 즉, 일단 교회 건물을 찾으면 그곳이 바로 시내! 아쉽게도 문이 잠겨 있어서(밤 9시 반이었으니 당연한 거 겠지만)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하였다. Main Shopping Street 로 내려와 사람이 많은 카페에 들어갔다. 사실 펍을 기대하고 갔는데 술보단 커피 위주의 카페였다. 카페 옆에는 에위문손Eymundson 서점이 있었는데 신기한게 늦은 시각에도 (밤 10시에 서점이 문을 열었다면 그건 아주 늦은 시각이다) 서점 안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가볍게 진토닉을 한 잔 하고,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다. 





덧글

  • cream 2011/05/28 18:04 # 답글

    도시라기 보다는 마을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집이 정말 이뻐요 ㅠㅠ 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전 눈 쏟아질 때 고속버스에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있는터라 (차내방송도 나오고 그랬거든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잘 수가 있는건지 란 말에 약간 공감가서 살짝 웃음이 나네요. ㅎㅎ;
  • 루얼 2011/05/29 10:57 #

    개인적으로 아이슬란드 집 너무 예뻐요 ㅠㅠ 아기자기하고, 색감도 아주 예쁘답니다!
    제가 원래 차만 타면 잠들고, 이날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ㅋㅋ
    그리고 '설마 사고 나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도 갖고 있었죠. 하핫
  • Anima 2011/05/29 21:12 # 답글

    폭포가 압권이네요!
    아이슬란드는 여행다니지 않고는 못배기는 나라군요ㅎㅎ
  • 루얼 2011/05/31 07:28 #

    어느 나라를 가든 여행 다닐만한 곳은 다 있지요!

    어쨌든 아이슬란드의 매력도 만만치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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