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르바이트 by 루얼

 12월에 학교 게시판에 '교내 아르바이트' 라는 광고를 보고 신청을 했다. 단기 알바 치고 시급이 꽤 높은 편이었고, 올해는 휴학할 예정이라 3월 말까지 일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어학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우리 학교 안에서 일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자로 날아온 면접 장소는 우리 학교가 있는 곳이 아닌, *호선 K역이었다. 알고보니 내가 일하게 된 곳은 사설 어학원이었고, 각 학교에서 사설 어학원에 특강 등을 의뢰(?)해서 맡기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방학동안 각 학교에서 어학설명회가 열리는데, 알바생들은 학교 설명회를 안내하고 보조하는 '학교' 알바와 전화 상담을 맡는 '사무실' 알바를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가깝고 안정적인 사무실 알바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

 아직 일 하는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전화 상담이라고 해서 오는 전화만 받는다고 생각했던 건 오판이었다. 우리는 직접 수시 합격한 신입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가지 상담 아닌 상담을 한다. 말이 상담이지 거의 '텔레마케팅' 이다. 설명회에 오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직접 전화로 우리 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등록을 권유한다. 신입생들 대상으로 하는 거라서 다른 텔레마케팅에 비하면 오히려 수월한 편이다. 나는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시간이 되는 날은 10시까지 (다른 직원들은 밤 11시~12시에 퇴근한다) 일한다. 전화를 걸고, 매일매일 내가 소속된 학교가 바뀐다. 어느 날엔 A 대학 학생회 담당자였다가, 어느 날엔 B 대학 어학원 담당자가 된다. 그리고 신입생들한테 우리 학교가 아닌 '우리 학교' 의 제도를 설명하고 영어 공부를 하라고 말한다.

 앉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목이 아픈 걸 빼면 나쁘진 않다. 하지만, 길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좋게 말하면 '권유' 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기' 다. 하지만 통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진짜 B 대학 담당자가 된 것처럼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알바 끝나고 나면 언젠가 자세하게 또 써 볼 생각이다. 생각보다 재밌는 게 많다.

덧글

  • 미냐 2010/01/22 01:31 # 답글

    예전에 텔레마케터 알바했던 친구가 텔레마케터용 목소리를 들려줘서 신기했던 기억이!
    설득능력이 쑥쑥 올라가겠어요 ㅎㅎ
  • 루얼 2010/01/22 22:18 #

    처음 할 때 비해서 조금 늘긴 했죠 ~
    근데 어린 아가들 상대하다 보니 조금만 쏼라 해도 애기들은 넘어오더라구요(..)
    쑥쑥까지는 안 올라갈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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