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학기가 이렇게 바쁠 줄이야! 사실 이렇게 바쁘게 된 것은 100% 내 책임이다. 학점을 미리미리 채우지 않은 것, 취업 준비 착실히 하지 않은 것, 돈을 아껴 놓지 않은 것- 결국 미루는 습관이 이렇게 내 뒤통수를 열심히 때리고 있다. 그래도, 그으래도 올해 9월은 정말 쓰잘데기 없이 바쁘다. 공채가 휘몰아치고 있다. 이틀 전에 제출하던 자소서들은 어느새 당일 제출로 바뀌었다. 닥치는 대로 찔러넣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하루에 여러 개 써야 한다. (이것도 미리미리 준비 안 한 내 탓이오. 능력만 돼 봐, 적게 써도 다 붙을 텐데) 생활 리듬은 다시 어그러지고 있다. 출석 체크 안 하는 오전 수업은 빠지기 일쑤. 제대로 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지가 않아서 짜증이 난다. 지금도 벌써 새벽 5시. 나 왜 안 자고 이러고 있는 거야.
무엇보다도 속 상한 것은, '취업 준비생'이라는 신분이 되자마자 내가 즐기던 취미생활을 다 못하고 있는 점이다. 즐겨 보던 드라마도 챙겨 보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응답하라 1997> 14화를 보지 못했다! 다운 받아 놓은 <The Hollow Crown>은 2화에서 멈춰 있다. (이건 한 편이 2시간 반이라서 틈틈히 보는 게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하드 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영드만 몇 개인지... 9월에 보고 싶은 공연도 다 포기해야 했다. 9월 15일 딜라이트 콘서트를 가고 싶었으나 다음날 싸트, 22일에 저렴하면서 좋은 공연이 있어 보고 싶었으나 취업 캠프 가는 날... 21일에 글로벌 개더링 프리 파티도 있으나 역시 다음날 취업 캠프 가야 함......쓰다 만 여행기도 빨리 끝내고 싶은데, 나름 한 편 쓸 때도 각 잡고 써야 해서 드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의식의 흐름대로 쓸 수 있는 이런 하소연이나 내뱉고 있다. 으헝으헝
재충전 할 사이도 없이 정신만 산만하고, 또 바쁜 것 같아도 딱히 생산적이지 못한 활동(!)들 뿐이라 생활이 굉장히 무미건조하다. 삶의 낙이 없으요...... ㅠㅠ 아무 걱정 없이 쉬는 날 딱 하루만 주어졌으면 좋겠다. 밀린 드라마도 보고, 지원서 마감 시간 걱정 없이 친구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공연도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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